*2017년 11월 열린세미나에서 공유된 '아시아 최초의 시빅테크 컨퍼런스' TICTec의 참관기입니다.
< 아시아 최초의 시빅 테크 컨퍼런스 (Civic Tech Conference) – 대만 TICTeC 를 다녀와서 >
인디랩 전지은 대표
지난 9월 10일 부터 13일 까지 3일 동안 대만의 국제 컨벤션센터에서는 시빅 테크 페스트(Civic Tech Fest)라는 이름의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이는 ‘시빅 테크’에 관련된 아시아 최초의 컨퍼런스로서 필자로서는 2016년 4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TICTeC에 참가 한 후 두 번째로 참가 하는 기회였다.
이 행사는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my Society(마이 소사이어티)에서 2015년부터 매해 개최 해 온 컨퍼런스다. 마이 소사이어티는 민주주의,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 세계의 다양한 기관들과 오픈데이터 및 시빅테크 관련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더 많은 정보는 www.mysociety.org 에서 확인 가능)
3일 동안 열린 행사에서는 시빅 테크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서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는 한 지역, 한 주제로 국한 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사례 공유와 시빅 테크의 앞날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였다.
전체참가자 사진 ⓒmy Society
첫째 날 저녁 구글 대만 오피스에서 열린 환영 이벤트까지 합하면 2박 3일동안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기에 짧은 지면에 모두 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감상을 세 가지의 키워드로 나누어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시빅테크 컨퍼런스 오프닝 세션 ⓒmy Society
시빅 테크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기는 하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빅 테크라는 단어가 존재하기도 전부터 기술을 활용한 사회혁신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점점 기술의 발달, 특히 유무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을 통해서 더 많은 대중들이 더 빠른 시간 안에 정부 및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시빅 테크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컨퍼런스 2일차에서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술을 논의하는 세션이 있었다. 이 세션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은 독일과 미국의 사례였다.
다음의 사례는 미국의 사례로서 Impacts of ‘School Chooser’ Digital Tools (디지털 툴로서의 ‘학교 선택’의 영향)이라는 제목 하에 Center for Government Excellenc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의 Eric Reese가 발제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부모들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를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학교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학부모와 학생은 더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를 선택하고자 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 등록률이 상승했으며 열악한 학교의 경우 50 %이하로 나타나, 학부모들이 더 나은 학교를 선택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양질의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이해 관계자 그룹이 상당한 양의 새로운 정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아울러 보여주기도 하였다.
오픈 가버먼트 세션 ⓒmy Society
- 시빅 테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과 신뢰
또한 ‘Examples of Civic Technologies and Their Impacts’(시빅테크의 사례와 그 영향) 및 ‘Government-led Civic Technology: Successes and Challenges’ (정부 주도의 시빅 테크 – 성공과 도전)이라는 세션을 통해서는 시빅 테크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 그리고 대중의 신뢰에 대해서 토론하였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World Wide Web Foundation (Indonesia)의 Michael Cañares는 특정 유형의 데이터가 보다 쉽게 공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서 교육, 보육, 보건 등 수요가 다른 것에 비해 높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른 데이터에 비해서 더 빠르게 공개된다. 이는 데이터가 중복되고 과도하게 넘쳐 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른 분야의 다양한 데이터가 일반에게 공개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런 논의를 거치며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이 모든 절차에 있어서 정부 기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정부와 협력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를 대체하기 위해 외부 기관을 더욱 신뢰하게 되는 상황은 결국에는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체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부 자체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또한, 정부 역시 시민들로부터 맹목적인 믿음을 기대하지 않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역시 기본적인 전제로서 동의하였다.
시빅테크 컨퍼런스 현장 사진 ⓒmy Society
- 시빅 테크를 양성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문제
마지막으로는 시빅 테크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 역시 토론의 주제였다.시빅 테크가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IT인프라가 잘 갖추어져서 사람들이 기술에 접속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반영해야 시빅 테크가 진정한 시민을 위한 기술이 될 수 있을까?
따라서 좀 더 기술에서 소외된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컨퍼런스 중 공유된 사례를 보면 파키스탄과 필리핀 등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지방 거주자/여성 들에 대한 기술 교육, 특히 컴퓨터 활용능력을 배양하여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하게 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Stephen King, Omidyar Network (USA) Audrey Tang, Minister without Portfolio of Taiwan ⓒmy Society
또한 대만의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최연소 디지털 장관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서 소개된 Audrey Tang(오드리 탕)도 본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시빅 테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오드리 탕의 설명에 의하면 여전히 정부 내에서는 ‘시민을 위한 기술’과의 협력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있다. 그는 정부내에서의 본인의 역할은 그 불확실성을 낮추고 토론을 위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이와 같은 토론을 통해서는 정부 뿐 만 아니라 기업과 재단 역시도 펀딩을 통해서 시빅 테크를 위한 환경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기술 투자 및 지원은 여전히 영리적인 목적으로의 투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오미디야르 네트워크 뿐 만 아니라, Hewlett foundation과 Knight Foundation 등 해외에서는 비영리 목적이라 하더라도, ‘시민을 위한 기술’의 새로운 시도에 투자하는 재단들이 상당수 있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기업 및 재단들이 새로운 실험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정부 지원 사업 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더 많아져서 궁극적으로는 시빅 테크를 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것은 가까운 국가인 대만에서 개최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온 참가자는 나 혼자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우수한 IT인프라를 갖추었고, 다양한 시빅 테크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시민을 위한 기술’인 시빅 테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이런 컨퍼런스를 통해서 국제적으로도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
*2017년 11월 열린세미나에서 공유된 '아시아 최초의 시빅테크 컨퍼런스' TICTec의 참관기입니다.
< 아시아 최초의 시빅 테크 컨퍼런스 (Civic Tech Conference) – 대만 TICTeC 를 다녀와서 >
인디랩 전지은 대표
지난 9월 10일 부터 13일 까지 3일 동안 대만의 국제 컨벤션센터에서는 시빅 테크 페스트(Civic Tech Fest)라는 이름의 컨퍼런스가 개최되었다. 이는 ‘시빅 테크’에 관련된 아시아 최초의 컨퍼런스로서 필자로서는 2016년 4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TICTeC에 참가 한 후 두 번째로 참가 하는 기회였다.
이 행사는 영국의 비영리단체인 my Society(마이 소사이어티)에서 2015년부터 매해 개최 해 온 컨퍼런스다. 마이 소사이어티는 민주주의, 정부의 투명성과 책무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 세계의 다양한 기관들과 오픈데이터 및 시빅테크 관련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영국 내에서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더 많은 정보는 www.mysociety.org 에서 확인 가능)
3일 동안 열린 행사에서는 시빅 테크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서 행사가 개최되었다. 이는 한 지역, 한 주제로 국한 하지 않고, 전 세계적인 사례 공유와 시빅 테크의 앞날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였다.
전체참가자 사진 ⓒmy Society
첫째 날 저녁 구글 대만 오피스에서 열린 환영 이벤트까지 합하면 2박 3일동안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기에 짧은 지면에 모두 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감상을 세 가지의 키워드로 나누어서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시빅테크 컨퍼런스 오프닝 세션 ⓒmy Society
시빅 테크라는 단어가 아직 낯설기는 하지만 이는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시빅 테크라는 단어가 존재하기도 전부터 기술을 활용한 사회혁신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다. 하지만 점점 기술의 발달, 특히 유무선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광범위한 보급을 통해서 더 많은 대중들이 더 빠른 시간 안에 정부 및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시빅 테크가 전 세계에서 일어나게 만드는 기회가 되었다.
예를 들어 컨퍼런스 2일차에서는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한 기술을 논의하는 세션이 있었다. 이 세션에서 주목을 끌었던 것은 독일과 미국의 사례였다.
다음의 사례는 미국의 사례로서 Impacts of ‘School Chooser’ Digital Tools (디지털 툴로서의 ‘학교 선택’의 영향)이라는 제목 하에 Center for Government Excellence at Johns Hopkins University 의 Eric Reese가 발제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부모들로 하여금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학교를 선택 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통해 학교도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유도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학부모와 학생은 더 좋은 수업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에 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교를 선택하고자 하였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교 등록률이 상승했으며 열악한 학교의 경우 50 %이하로 나타나, 학부모들이 더 나은 학교를 선택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이를 활용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서 양질의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이해 관계자 그룹이 상당한 양의 새로운 정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아울러 보여주기도 하였다.
오픈 가버먼트 세션 ⓒmy Society
또한 ‘Examples of Civic Technologies and Their Impacts’(시빅테크의 사례와 그 영향) 및 ‘Government-led Civic Technology: Successes and Challenges’ (정부 주도의 시빅 테크 – 성공과 도전)이라는 세션을 통해서는 시빅 테크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책임, 그리고 대중의 신뢰에 대해서 토론하였다.
또한 인도네시아의 World Wide Web Foundation (Indonesia)의 Michael Cañares는 특정 유형의 데이터가 보다 쉽게 공개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예를 들어서 교육, 보육, 보건 등 수요가 다른 것에 비해 높다고 생각되는 것은 다른 데이터에 비해서 더 빠르게 공개된다. 이는 데이터가 중복되고 과도하게 넘쳐 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하며, 고른 분야의 다양한 데이터가 일반에게 공개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런 논의를 거치며 참가자들이 공통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은 이 모든 절차에 있어서 정부 기관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정부와 협력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를 대체하기 위해 외부 기관을 더욱 신뢰하게 되는 상황은 결국에는 모두에게 손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대체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부 자체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또한, 정부 역시 시민들로부터 맹목적인 믿음을 기대하지 않고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역시 기본적인 전제로서 동의하였다.
시빅테크 컨퍼런스 현장 사진 ⓒmy Society
마지막으로는 시빅 테크를 만들기 위한 사회적 환경의 문제에 대한 이야기 역시 토론의 주제였다.시빅 테크가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당연히 IT인프라가 잘 갖추어져서 사람들이 기술에 접속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다음 단계에서는 무엇을 반영해야 시빅 테크가 진정한 시민을 위한 기술이 될 수 있을까?
따라서 좀 더 기술에서 소외된 소수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점이 언급되었다. 컨퍼런스 중 공유된 사례를 보면 파키스탄과 필리핀 등의 개발도상국에서는 지방 거주자/여성 들에 대한 기술 교육, 특히 컴퓨터 활용능력을 배양하여 더 많은 사람들을 참여하게 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Stephen King, Omidyar Network (USA) Audrey Tang, Minister without Portfolio of Taiwan ⓒmy Society
또한 대만의 천재 프로그래머이자, 최연소 디지털 장관으로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서 소개된 Audrey Tang(오드리 탕)도 본 컨퍼런스에 참여하여, 시빅 테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오드리 탕의 설명에 의하면 여전히 정부 내에서는 ‘시민을 위한 기술’과의 협력에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있다. 그는 정부내에서의 본인의 역할은 그 불확실성을 낮추고 토론을 위한 공간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소개하였다.
이와 같은 토론을 통해서는 정부 뿐 만 아니라 기업과 재단 역시도 펀딩을 통해서 시빅 테크를 위한 환경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아직까지 한국에서는 기술 투자 및 지원은 여전히 영리적인 목적으로의 투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오미디야르 네트워크 뿐 만 아니라, Hewlett foundation과 Knight Foundation 등 해외에서는 비영리 목적이라 하더라도, ‘시민을 위한 기술’의 새로운 시도에 투자하는 재단들이 상당수 있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기업 및 재단들이 새로운 실험에 더욱 관심을 갖고, 정부 지원 사업 외에도 다양한 기회가 더 많아져서 궁극적으로는 시빅 테크를 위한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아쉬운 것은 가까운 국가인 대만에서 개최됨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온 참가자는 나 혼자 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우수한 IT인프라를 갖추었고, 다양한 시빅 테크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시민을 위한 기술’인 시빅 테크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이런 컨퍼런스를 통해서 국제적으로도 우수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